블랙홀 근처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한다. 나는 이게 블랙홀 같은 극단에서만 벌어지는 일인 줄 알았다.
파보니 아니었다. 내 책상 위, 겨우 1mm 높이 차이에서도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그게 이론이 아니라 실제 실험으로 측정까지 됐다고 한다. 어떻게 그런지 하나씩 쉽게 풀어봤다.
중력이 세면 시간이 느려진다
무거운 것 가까이, 그러니까 중력이 센 곳일수록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내용이다.
쉽게 말해 시간은 어디서나 똑같이 흐르는 게 아니다. 있는 자리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지구도 중력이 있으니 높이에 따라 시간이 아주 조금씩 다르다. 땅에 가까울수록 시간이 살짝 느리다.
산 위와 바닷가의 시간이 아주 미세하게 다른 셈이다. 다만 그 차이가 너무 작아 우리는 못 느낀다.
이건 이론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GPS가 이걸 실제로 보정한다.
GPS 위성은 높은 곳에 있어서 지상보다 시간이 살짝 빠르게 간다. 이걸 안 맞춰주면 위치가 하루 만에 몇 km씩 어긋난다.
이 차이를 안 맞추면 내비게이션이 엉뚱한 길을 안내할 것이다. 그만큼 시간 지연은 우리 삶에 이미 깊이 들어와 있다.
그러니 시간 지연은 먼 우주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내 휴대폰 안에서 쓰이고 있다.
33cm 높이에서 이미 시간이 다르다
2010년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가 높이 33cm 차이로 원자시계 두 대를 비교했다. 책 한 권 세운 높이도 안 된다.
그런데 높은 쪽 시계가 낮은 쪽보다 아주 조금 빨리 갔다. 그 미세한 차이를 실제로 측정한 것이다.
이 시계는 37억 년에 1초 틀리는 수준으로 정밀했다. 그 정도라서 33cm 차이도 잡아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두고 머리가 발보다 빨리 늙는다고 표현했다. 나는 이 말이 참 재미있게 와닿았다.
블랙홀은 멀지만 33cm는 내 책상 높이다. 그 높이에서 이미 시간이 다르게 흐르고 있었다.
33cm 위아래에서 시간이 갈린다는 게 처음엔 믿기 힘들었다. 그런데 시계가 워낙 정밀해서 그 미세한 차이가 드러났다.
| 사례 | 높이 차이 | 결과 |
|---|---|---|
| GPS 위성 | 약 2만 km | 지상보다 빠름·보정 필수 |
| NIST (2010) | 33cm | 높은 쪽이 빨리 감 |
| JILA (2022) | 1mm | 아래쪽이 느리게 감 |
2022년에는 1mm까지 좁혔다
2022년 미국 JILA 연구소는 높이 차이를 1mm로 줄여 측정했다. 연필심 굵기 정도다.
하나의 원자시계 안에 스트론튬 원자 약 10만 개를 가둬 두고,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시간을 비교했다.
이 작은 차이에서도 아래쪽 원자가 위쪽보다 시간이 느리게 갔다. 아인슈타인 예측과 그대로 맞았다.
두 시계를 1mm 간격으로 나란히 맞추는 건 사실 어렵다. 그래서 하나의 시계 안에서 원자 위치로 비교했다.
2023년에는 더 정밀한 후속 실험도 이어졌다. 결과는 역시 아인슈타인 예측과 맞아떨어졌다.
1mm 높이 차이로 시간이 갈린다니, 나는 이 숫자를 보고 좀 놀랐다. 시간 지연이 이렇게까지 손에 잡히는 일인 줄 몰랐다.
블랙홀은 이 시간 지연의 극단이다
지상에서 1mm에 갈리는 이 효과가, 블랙홀 근처에서는 상상 못 할 만큼 커진다. 중력이 어마어마하게 세기 때문이다.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이 갈수록 시간은 점점 느려진다. 멀리서 보면 거의 멈춘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다만 이 느려짐은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 기준이다. 정작 그 근처에 있는 본인은 시간이 평소처럼 흐른다고 느낀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밀러 행성이 딱 이 이야기다. 그 행성의 1시간이 지구의 7년이었다.
그래서 밀러 행성에 잠깐 다녀온 사이 지구에는 수십 년이 흘렀다. 극단적이지만 원리는 내 책상 위 실험과 똑같다.
이 장면이 왜 과학적으로 말이 되는지는 밀러 행성 이야기에 풀어놨다.
지평선 안쪽 이야기가 궁금하면 사건의 지평선 안 이야기도 같이 보면 좋다.
내 책상 위아래에서도 시간이 다르게 간다는 게, 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매일 쓰는 책상이 갑자기 신기하게 보였다.
블랙홀이 특별한 게 아니라 정도가 극단일 뿐이라는 게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이렇게 작은 규모에서까지 맞아떨어지니, 아인슈타인의 예측은 매번 다시 확인되는 셈이다.
우주의 시간은 어디서나 똑같이 하나로 흐르는 게 아니었다. 나는 그 사실이 새삼 근사하게 느껴졌다.
자주 묻는 질문
Q1. 블랙홀 근처에서 시간이 느려지는 게 사실인가
A. 사실이다. 중력이 셀수록 시간이 느리게 가는데, 블랙홀은 중력이 극단으로 세서 그 효과가 아주 크다.
Q2. 이건 블랙홀에서만 일어나나
A. 아니다. 지구에서도 높이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가고, GPS는 이걸 매일 보정한다. 33cm·1mm 차이에서도 측정됐다.
Q3. 머리와 발도 시간이 다른가
A. 미세하게 그렇다. 발이 땅에 더 가까워 시간이 살짝 느리다. 2010년 33cm 실험에서 이 차이가 실제로 측정됐다.
Q4. 인터스텔라 밀러 행성도 이 원리인가
A. 맞다. 거대 블랙홀 근처라 중력이 극단으로 세서, 그 행성의 1시간이 지구의 7년에 해당했다.
Q5.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시간이 멈추나
A. 멀리서 보면 거의 멈춘 것처럼 보인다. 다만 떨어지는 본인은 시간이 평소처럼 흐르는 것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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