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는 것은 이렇다. 우연히 블랙홀을 만나게 되고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간 우주선이, 어찌 된 영문인지 다시 우주로 돌아 나왔다. 그때는 화이트홀로 나왔다는 설명이었다. 누구의 만화였을까? 그때 본 만화들이 아직도 가끔 떠오른다. 영화 프리잭을 그대로 베꼈던 만화도 있었다. 고행석이었나? 누구였나? 최고봉이 주인공인 만화는 블레이드 러너 그대로였던 기억도 있다.
80년대 중반이었으니까 블랙홀에 대한 정의는 지금과 달랐다. 그냥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무서운 것이라는 것만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웜홀을 통해서 화이트홀이라고 불리는 반대편으로 나가게 된다는 것만 기억했다.
그런 지식이 바뀌게 된 것은 또 다른 만화 덕분이었다. 그 만화도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일본의 하드 SF 만화였다. 고증이 잘 된 작품이었다. 다시 작품이 보고 싶지만 제목도 모르니 찾을 길이 없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았을 때 나는 그때 보았던 만화를 떠올렸다. 대본소의 엉터리 한국 만화가 아니라 그 일본의 SF 만화였다. 어딘가 감수성이 닮아 있었다. 그 시절의 그 만화의 하드 SF가 놀란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 같았다. 크리스토퍼 놀란도 그 시절의 그 만화를 보면서 감수성을 키웠을 거라는 게 명확히 느껴졌다.
그리고 블랙홀에 다시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유튜브에서 여러 과학 지식 채널에서 블랙홀에 관한 것을 찾아보게 되었다. 우리나라만큼 지식에 대한 열망이 높은 나라가 없을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통해서 서로가 이해한 것들을 나누고 있었다. 그것들을 읽으면서 조금씩 이해를 높였다. 그리고 구글링을 하면서 여러 지식을 보고 있다.
내가 죽고 수만 년이 흘러도 블랙홀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은 한낱 미물이니까.
하지만 블랙홀을 보면서 나는 우주의 위대함과 인간의 나약함을 느낀다. 그리고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블랙홀은 그래서 계속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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